어쩌면 마지막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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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영진 작성일17-07-14 09:53 조회6,984회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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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마지막 만남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말라
슬픈 날엔 참고 견디라
즐거운 날이 오고야 말리니
마음은 미래를 바라느니
현재는 한없이 우울한 것
모든 것 하염없이 사라지나
지나가 버린 것 그리움 되리니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노하거나 서러워하지 말라
절망의 나날 참고 견디면
기쁨의 날 반드시 찾아오리라
푸쉬킨의 싯구절입니다. 어릴 적 집집마다 이 푸쉬킨의 글이 적혀있었고 외국시를 전혀 모르던 우리도 이 글귀만은 호기롭게 외우고 다녔습니다.
우리 요양원에 오신 어르신들은 이 시의 마지막 구절처럼 이제 그 ‘즐거운 날’을 맞으셔야 할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 땅을 사는 우리 어르신들은 여전히 ‘우울한 현재’를 살고 계신 것이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인 듯 합니다.
우리 요양원에 오신 어르신들은 아마 이생에서의 마지막 인간관계를 이 곳에서 맺고 계실 것입니다. 이생을 떠나기 전 마지막 인간관계가 될 가능성이 많다는 뜻입니다. 어르신들이 이 세상을 떠나시고 나서도 ‘내 한 생애 힘들었지만 마지막으로 요양원에서 만난 사람들이 제일 보고싶다’고 그리워하실 수 있도록 오늘도 최선을 다해 어르신들을 섬기겠습니다.
어르신들이 어제보다 오늘 더 행복하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