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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듣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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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제주요양원 작성일20-02-19 14:46 조회4,87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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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TV를 보다 보니 한 유명 강사가 레이첼 카슨이라는 분이 쓴 <침묵의 봄>이라는 책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봄이 되었는데도 봄을 알리는 소리들이 사라진 현대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독극물이 포함된 살충제를 과도하게 사용하다 벌레들이 죽고, 벌레들을 잡아먹는 새들도 덩달아 죽고 새들이 죽으니 봄을 알리는 새의 울음소리도 사라졌다는 것이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생동감있는 소리가 사라지니 봄이 ‘침묵의 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얘기를 들으며 갑자기 ‘기차소리를 듣고 싶다’던 김용락 시인의 시도 한 구절 생각이 났습니다. 우리가 듣는 소리들은 내가 살고 있는 곳이 어떠한 곳인지를 알려주는 좋은 정보가 됩니다.

  시장에서는 흥정하는 소리가, 사무실에서는 키보드를 두드리는 소리가. 고기를 잡는 저 바다 복판에서는 물고기를 끌어올리는 힘찬 어부들의 함성소리가 들릴 것입니다.
  우리 요양원에서도 소리가 들립니다. 치매하시는 어르신들의 고함소리, 때로 우는 소리, 흥겹게 노래 부르는 소리, 갑자기 터져 오르는 웃음소리, ‘ 할머니 식사하세요’ ‘옷 갈아입혀 드릴게요’ 외치는 직원들의 섬김의 소리.

  그 모든 소리들은 ‘내가 아직 살아있다’고 호소하는 어르신들의 손짓이며, 우리 요양원이 존재하는 이유를 알려주는 정체성의 선언이며, 우리 어르신들을 좀 더 잘 섬겨보겠다는 직원들의 역동적인 삶의 고백입니다.

  더 살아있는 소리가 들리게 하겠습니다. 더 살아있는 요양원을 만들겠습니다. 좀 더 유쾌하게 생활하는 공간을 만들겠습니다. 함께 응원하며 도와주시는 보호자님, 후원자님, 여러 기도의 동역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겠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속한 모든 구성원들과 동역자들에게 사랑과 감사를 전합니다. 오늘도 여전히 사랑합니다.

남제주요양원장 김영진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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