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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조거습(推燥居湿)의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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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남제주요양원 작성일21-02-20 15:54 조회3,5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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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가 80이면 저희 요양원에서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십니다.
그래도 치매가 많이 진행되어 우리 요양원에서 함께 생활하는 어르신이 계십니다.
식사를 도와드리는데 갑자기 ‘엄마가 보고싶다’며 눈물을 뚝뚝 흘리셨습니다.
‘식사하고 어머니 뵈러 가자’고 달래면서 식사를 도와드렸습니다.
간혹 어르신들 중에 엄마가 찾아왔다거나 어머니가 돌아가셔서 가보셔야 한다고 보채는 분들이 계십니다.
그 분들에게 남은 가느다랗고 결코 놓아지지 않는 추억의 끈이 ‘어머니’인 것 같습니다.

추조거습(推燥居湿)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아들에게는 마른 자리를 내어주고 정작 어머니 당신은 축축한 자리에 앉는다는 뜻입니다.

어머니의 마음으로, 어머니의 아늑한 품과 같은 요양원을 만들어 보고 싶습니다.
오래된 꿈이고, 계속되는 꿈이고, 여전히 바라는 꿈이지만 단지 꿈인 채로 한 해 한 해를 보낼 때가 많습니다.

올해 다시 다짐해 봅니다.
우리 어르신들이 따뜻한 쉼을 누리는 공간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 보겠습니다.

코로나 등으로 너무나 어려웠던 지난 한 해도 여전히 사랑과 관심과 기도로 협력해 주신 후원자님, 직원들, 보호자님들 그리고 여러 동역자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십시오.

남제주요양원장 김영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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