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안위를 주는 말씀

효도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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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섬김이 작성일17-07-21 15:05 조회4,98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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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만두집을 경영하며 살아가는 젊은 부부가 있었습니다.

어느 날 부부는 이상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매주 수요일 오후 3시만 되면, 어김없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만두가게에 나타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노인들은 늘 따로따로 가게에 들어오는 것입니다.

그리고 만두를 시켜놓고는 마치 연애하는 사람들처럼 애틋하게 서로에게 먹여주는 것입니다. 그래서 만두집 주인은 이 두 노인이 아마도 젊은 시절 사랑했던 사이였다가 말년에 그 사랑을 잊지 못해 1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수요일, 그날따라 할머니의 안색이 영 좋지 않아 보였습니다.

할아버지가 만두 하나를 집어 할머니에게 권했지만,

할머니는 힘없이 고개를 가로 저을 뿐 드시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날따라 할머니는 자주 눈물을 닦으며 어깨를 들먹이곤 했습니다.

한참 뒤에 일어나 만두 값을 치른 할아버지는 그 날만큼은 할머니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만두집을 나섰습니다. 곧 쓰러질 듯 휘청거리며 걷는 할머니를 마치 어미 닭이 병아리를 감싸듯 감싸 안고 가는 할아버지의 뒷모습이 왠지 가슴 아프게 보였습니다.

그런데 그 날 이후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이 만두집에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로부터 두 달여가 지난 어느 수요일 정각 오후 3시에, 할아버지가 문을 열고 만두집 안으로 들어섰습니다. 만두집 부부는 너무 반가웠습니다.

그러나 할아버지의 얼굴은 예전과 달리 몹시 초췌해 보였고,

진심으로 반가워하는 부부를 향해 할아버지가 답례로 보인 웃음은 울음보다 더 슬퍼 보였습니다.

만두집 여자가 물었습니다. '할머니도 곧 오시지요?' 할아버지는 고개를 가로 저었습니다.

죽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할아버지는 마치 독백하듯 울먹이는 목소리로 사연을 이야기했습니다.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그들이 생각했던 것처럼 '첫 사랑'의 관계가 아니라,

어엿한 부부지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는 수원에 있는 큰아들의 집에서,

할머니는 서울에 있는 둘째 아들의 집에서 각각 떨어져 살아야만 했습니다.

두 분의 사이가 나빠서가 아니라, 자식들끼리 싸운 결과였습니다.

큰며느리가 다 같은 며느리인데 자기 혼자만 시부모를 모실 수 없다고 강경하게 나서는 바람에, 아들들이 공평하게 한 분씩을 모시기로 한 것이었습니다.

본의 아니게 서울과 수원으로 생이별을 하게 된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매주 수요일 오후3시만 되면 마치 견우와 직녀처럼 그 만두집에서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온 것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다음과 같은 말로 이야기의 끝을 맺었습니다.

'이제 나만 죽으면 돼. 천국에서는 같이 살 수 있을 거야'

 

                       -조연경의 <효도별곡>, 이재철 목사 '요한과 더불어 8권'에서 발췌 인용함-

 

오늘 우리가 모시는 어르신은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맡기신 분들입니다.

십자가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의 어머니를 요한에게 부탁하시던 예수님의 마음이

우리 어르신을 우리에게 부탁하시는 아들의 그 마음일 것입니다.

내 부모처럼 섬기는 일이 쉽지는 않으나 사람을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님을 기억하며 우리도 우리 어르신들을 잘 모셔야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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